며칠동안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솔직히 그의 인간적인 풍모와 자신의 목표와 주관을 행한 우둔함을 좋아했다. 혹자는 지금의 추모 열풍이 그저 시류에 휩쓸린 것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만한 평가를 받을만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의견이 다소 상이한 점이 있다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은 솔직한 풍모를 가지고 있었다.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과 이야기들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었던 것 같다. 진정으로 보통사람들의 정서와 아픔을 아는 당대 최고의 대통령이었다. 비록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간혹 진보를 부르짖는 사람들 중 일부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하여 비아냥거리는 어조를 가지고 논하는 경우를 본다(물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위 몇몇 보수인사들의 정신병적 언급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인간적인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키려 노력했고, 우리는 그의 노력을 알고 있기에 그의 죽음을 가슴아파하는 것일 터이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후퇴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간혹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언급한다. 그러나 이 말의 의미를 알아듣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생기곤 한다. 빡빡하게 짜여져 있는 커리큘럼 속에서 어쩌면 그들의 머리 속에 그러한 말들이 삐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09년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이 비극적인 상황은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민주주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싶다. 그의 죽음은 우리의 현실이 가지는 답답함과 어두움이다.

이 모든 상황이 그저 노무현 대통령의 독백이지 않기를 간곡히 기원한다. 언젠가 그의 바람과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또한 우리 모두는 반성해야 한다. 진정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가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사회적 차원에서, 그리고 개인적 차원에서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진정한 분노는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시작해야함을 나는 믿는다. 이렇게 시작한 분노만이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정보꼬뮨

2009/05/27 21:54 2009/05/27 21:54

입법전쟁과 입법학

* 주: 이화여대 대학원신문63호. 학보에 실리는 글이라, 입법학의 좀 더 적극적인 취지를 밝히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열정의 상실

최근 국회에서는 입법전쟁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입법전쟁이라고 하니 무언가 비장한 분위기가 흐른다. 그러나 너무 우습게도 입법전쟁은 무엇을 입법하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권의 세력다툼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입법할 것인가, 그리고 어떠한 입법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한민국 국회

우리는 흔히 법이라는 것의 이면에는 이미 전제로 하고 있는 기본적인 내용 및 원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진보의 견해를 취하든 보수의 견해를 취하든 마찬가지이다. 그러면서 “법대로 하자”라는 주장을 자주하곤 한다. 이렇게 되면 입법의 영역에서는 어떠한 이론(理論)도 필요 없는 것이 되며, 항상 주어진 법과 구조 속에서 현실의 주어진 문제를 풀어나가는 소극적이면서도 수동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종국에는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게 된다.

인공물로서의 법과 입법

조금만 현실적으로 시선을 돌려본다면, 법이라는 것은 미지의 신화적 존재가 만들어서 인간 세상에 선사해 준 것이라기보다는 인간들이 그 스스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내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고, 인간들에 의해 그 내용이 변화되어가는 것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법과 그것에 바탕을 둔 사회적 구조는 인간이 만들고 또한 변화시키는 것, 즉 법과 제도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인공물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법과 그에 대한 해석은 순수하게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일 수 없다.

그렇다면 법학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기존의 법학은 대부분 사법판결에 그 초점을 두어왔다. 이미 형성된 법을 어떻게 해석하여 문제에 적용할 것인가에 그 초점을 맞추어 온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전통적인 법학은 법을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적용해야만 모두가 수용 가능한 객관적이면서도 중립적인 해석이 가능할까라는 문제에 집중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인식을 통하여 우리는 법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이미 언급했던 바와 같이 법 자체가 순수하게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일 수 없다면, 우리는 오늘날 법적사고의 기본적 출발점, 즉 법형성에서부터 새로운 고민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입법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법학의 한 세부 분과로 새로이 등장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입법학

입법학이라는 것은 법형성의 과학성을 증진시키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는 학제적 학문분과라고 정의된다. 만일 법이 순수하게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일 수 없다면, 법에 있어서의 과학성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그러한 과학성이라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러한 의문들은 입법학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입법에 있어서의 과학성이라고 한다면 크게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형성된 법 그 자체가 가지는 예측가능성과, 다른 하나는 형성된 법의 효력 또는 적용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그것이다. 전자는 입법기술론, 즉 얼마만큼 사회적인 명확성을 지니는 법적 언어로 법을 실정화 시킬 것인가의 문제이고, 후자는 입법평가론, 즉 그 법이 당초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법)정책적 평가를 의미한다. 입법기술론과 입법평가론은 입법학의 학문적 정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입법전쟁

사회는 점점 보편자에서 개별자로, 단일한 합리성에서 경쟁적 합리성으로 발전해 간다. 그러다 보니 혹자들에게는 오늘날 각기 다른 정치적 주장들이 사회적 혼란으로 비춰지곤 한다. 떼법 등의 최근 보수적 유행어는 바로 그러한 단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누군가의 말처럼 “떼법은 없다.” 오히려 정치적 논의에 있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다양한 정치적 의견들을 경쟁시키고 새로운 합리성과 과학성의 의미를 입법의 영역에서 도출해 낼 수 있는가이다. 이러한 바탕 속에서만이 진정한 의미의 입법전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정보꼬뮨

2009/05/11 01:58 2009/05/11 01:58

고단한 삶에 대처하는 자세

요즘은 세상이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내 개인적인 변화 속도보다 빠른 세상의 변화 속도를 따라간다는 것은, 언제나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도태될 수 있는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도태된다고 하더라도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몇가지 있다. 그것은 나의 사랑, 나의 가족, 그리고 나의 동료들이다.

가끔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내심 불안한 기색을 보일때가 종종있다. 그것은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으로부터 나오는 걱정거리들임에 틀림없다. 누구나 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이루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 다른 학교 교수님께서 함께 식사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가끔 뇌리에 스친다. 대학원생들 서로서로가 서로에게 측은지심을 느껴야 한다는 말. 그래, 그런 것 같다. 서로에게 측은지심을 느껴야 하는 것 같다. 최근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나 싫어했던 사람들이나, 그 누구를 보든지 느껴지는 감정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들 위에 서 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그들의 일상의 고단함이 나의 일상의 고단함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난 후에 드는 감정일 뿐이다.

나 같은 이에게는 조금은 쑥스러운 말일수는 있지만, 모두를 사랑하자!
이것이 최근 나를 지배하고 있는 모토이다.
그러나 너무 티나지 않게...

Posted by 정보꼬뮨

2009/05/11 01:29 2009/05/11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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