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전문성과 네트워크의 발달
- Posted at 2008/01/27 16:06
- Filed under 정보사회입법
가끔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블로거들의 글이 전문성을 가지는가" 내지는 "블로그 문화가 정착되었는가" 등의 논란이 있다. 그리고 나면 십중 팔구 "블로그가 원래 뭐하는 곳이냐"하는 논란이 일어나곤 한다.
블로그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그것이 "일인-미디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네트워크상에서 표현할 수 있고, 그러한 표현에 기반하여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블로그의 매력인 듯하다. 한 때 싸이월드의 광풍이 지나갔고 아직까지도 상당수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싸이월드를 이용한다. 싸이월드 또한 이러한 "일인-미디어"라는 점이 가장 부각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인-미디어의 역할은 무엇인가? 마치 "미디어"라고 하면, 특정 사건이나 주제에 대해 전문적인 내용들을 포스팅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등이 이제까지 그러한 역할들을 해 왔다. 그러나 블로그를 바라볼 때는 약간의 관점이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즉 "일인-미디어"라는 표현 중에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부분은 바로 "일인"이라는 표현이다.
과거의 미디어는 권력이나 자본을 소유한 자들의 전유물 정도로 취급되어 왔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등에 있어서 권력과 자본의 영향력은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사회에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네트워크가 권력과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일부의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발전은 그러한 권력과 자본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들을 만들기도 하고, 그러한 통제불가능의 영역을 다시금 그들이 정복하도록 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공간이 바로 오늘날의 "블로그(고) 스피어"이다.
과거의 미디어
네트워크의 보편화는 결국 소수의 권력과 자본에서 매우 다양한 개인들에게까지 그 범위가 확장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다양한 사고와 행동방식을 가진 개인들이 네트워크의 전면으로 드러남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이제 네트워크상에는 과거의 미디어들이 집중하고 있는 소위 말하는 전문성(경제 전문성, 문화 전문성, 기술 전문성, 정치 전문성 등)을 가지는 내용보다는, 개인들의 삶과 일상 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는 정보가 주류를 이룬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러한 다양한 개인들이 "일인-미디어"를 통해 만들어 내는 소음(?) 또는 정신없음(?)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각 영역의 특정 전문성들을 중심으로 그러한 혼란한 상황이 평정되기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사례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최근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불거졌던 "선거법 논란"이었다.
우리는 일상 생활속에서 어떤 사람의 말이나 표현이 전문적이지 않다고 해서 핀잔을 주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표현이나 주장이 맘에 들지 않으면 그냥 듣지 않으면 그만이다. 마찬가지로 "일인-미디어"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네트워크상의 다양한 표현과 주장들도 마찬가지이다(물론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격 또는 재산상의 피해까지 불러오는 표현이나 주장을 인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제 네트워크의 발달은 이 사회를 살아나가는 개인들에게 목소리와 행위와 같은 기존 매체 이외에 블로그와 같은 새로운 표현 매체를 안겨준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기존 우리가 말하는 전문성이라는 것은, 네트워크상에서 약간은 다른 의미를 추가적으로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 전문성은 바로 일상생활 속의 전문성을 말한다. 즉 자기표현의 전문성이다. 어떤 사람은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접하는 각종 보도나 자료들을 포스팅함으로써 자기표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특정 지식에 기반한 전문적 내용들을 포스팅함으로써 창의적인 표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여러가지 감상들을 마치 일기를 쓰는 것처럼 포스팅할 수도 있다. 결국에는 그 모든 것들이 자기표현이 가지는 전문성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수 많은 자기표현들 중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것들을 읽고 공감하거나 또는 반대하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네트워크가 선사해주는 "자유"이다.
메타 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
말이 좀 장황하기 했지만, 결론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바는 블로거들에게 반드시 (기존에 우리가 말하던)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전문적인 포스팅을 하는 것도 자유고, 그러한 것들을 읽고 공감 및 비판하는 것도 자유다(나 개인적으로는 블로그 스피어에서 전문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는 글들을 좋아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인-미디어"들이 만들어 내는 불협화음을 즐기면서, 그 중 자신에게 옥석이 될만한 텍스트들을 찾아내고 즐기는 것이다. "네트워크는 좀 더 시끄러워져야 한다!"
Posted by 정보꼬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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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배설하는 것이 아니다
Tracked from Hwoarang In Khrux 2008/01/27 19:34 Delete붓으로 이루어진 범죄라 하여 가볍게 여길 수는 없습니다. 붓이 칼 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문필가는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붓으로 이루어진 범죄가 칼로 이루어진 범죄보다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 억울해 합니다. 바르지 못한 일입니다. 붓이 정녕 칼보다 강하다면, 그 책임 또한 더 무거워야 합니다. 등기부 위조는 붓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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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블로그와 싸이월드의 허상
Tracked from ZENGUY'S BLOG 2008/01/27 20:49 Delete이미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잘 알다시피, 블로그의 영향력과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에 대하여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왔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허나, 실상 블로그라는것이 과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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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래도... 전문성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블로거들에게 있어서 아마추어리즘은 어쩔 수 없지만.. 대부분의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결국은 프로블로거가 아닐까요?? 흠...
트랙백 보냅니다.. ^^-
위 글에서도 밝혔지만, 개인적으로도 전문성이 있는 블로그 포스팅을 좋아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최근 나훈아 관련 사건을 생각할 때,
hwoarang님의 글과 같은 생각을 해 보고 있기는 합니다.
분명 다른이들에게 법적으로든 도의적으로든 피해를 주는 포스팅들은 삼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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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그렇습니다.
두가지의 팽배한 의견대립의 사이에 있으면, 이야기를 듣는 쪽에게 마음이 기운다는 점입니다.
자기도 모르게 일종의 세뇌가 되는 것이지요.
네트워크가 시끄러워지고 세상사가 복잡다난해져 갈수록 블로거들의 개개인의 주체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점차로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해결해야할 난제가 아닌가 싶네요^^;-
예. 당근호야님의 댓글에 십분 공감합니다.
사회가 다원화 되면 될수록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관점전환이 이루어지면,
그러한 제도들에 대한 상상은
그것과 동시에 혹은 매우 바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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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네트워크는 복잡해질 수록 옥석을 가려내는 수고도 늘어나겠죠. 물론 그와 함께 '옥'을 더욱더 이전보다 많이 발견할 수 있겠죠. :)
저와는 약간의 견해차가 있는듯 싶어서 트랙백 보냅니다. ^^-
트랙백 잘 읽어보았습니다.
대단히 진지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는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의 모든 블로거들이
전문성을 가지는 포스팅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블로고 스피어라는 것이 어차피
개개 인간으로 구성된 인간세상의
네트워크상의 (유사) 구현물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좋은 글과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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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무척 신중하게 쓰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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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게 쓴걸로 봐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전용식님의 블로그가 바로
생활속에서 느끼는 일상의 전문성을 갖춘
블로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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