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학 기행(1)

우연치 않은 기회로 여행을 지원받을 기회가 있어 일본에 다녀왔다. 일본 여행을 준비할 시간이 없는 관계로 여행의 목적은 간략하게 몇가지로 정리하였다.

첫째, 일본 로스쿨의 동향을 외부적인 관점에서나마 파악해 보는 것.
둘째, 일본 법학의 동향을 각종 현지 문헌조사를 통해서 파악해 보는 것.
셋째, 일본 법학 중 입법학 관련 문헌들을 조사 구입하는 것.

이를 위하여 입법학과 관련한 일본 문헌들을 검색하여 두었고, 각종 기사 및 자료 등을 통하여 일본 로스쿨의 동향을 파악해 두고 여행에 임하였다.

우리는 2월 24일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JAL)편으로 일본으로 향하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본에 도착한 것은 10시가 조금 넘었을 때이고, 각종 수속절차를 거치고 나니, 11시경이 다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포공항 출국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가 탑승한 비행편

전철로 이동하여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우리의 숙소인 "도쿄 호스텔"에 도착하게 되었다. 전철 노선 등을 어느정도 파악이 된 상태였으나, 전철 노선 시스템이 우리나라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잠시 당황을 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숙소근처 미노와 역

본격적인 여행은 다음 날부터 시작되었다. 우선 우리는 우에노 공원을 먼저 방문하였다. 국립박물관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방문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때마침 국립박물관은 휴관이었던 관계로 우에노 공원만 구경하고, 동경대학교로 향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 국립박물관

동경대학교에 도착하여 우리가 처음으로 간 곳은 학생회관(학생협동조합)이었다. 그곳에는 카페테리아가 있어 일본에서 정식으로 첫 식사를 하였다. 우리나라의 학생식당과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보이기는 했지만, 상당히 정숙한 분위기가 왠지 어색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경대 학생회관과 자전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경대 카페테리아

식사 후 우리는 처음으로 그곳 학생회관에 있는 서점을 들렀다. 수험서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는 있었지만, 일반적인 법서들도 상당히 있어 일본 법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일부분 느낄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경대 서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입법학강의

이 서점에서는 나는 "입법학강의"라는 서적을 발견하였고, 한국에서 조사해 간 또다른 서적들을 문의하였으나 아쉽게도 구입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특징적인 것은 입법학강의를 비롯하여, 입법실무 또는 입법연습과 관련된 책도 일부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애초에 입법학과 관련된 문헌만을 구입할 계획이었으므로 다른 책들을 구입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상당히 관심을 갖을만한 문헌들이 다수 있었다.

이러한 책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몇가지 있었다.

첫째, 일본 법학은 그들 스스로의 기반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법학이 원래 서구로부터 계수되어 온 것이지만, 그들은 그 계수 이후에 일본법학이 발전해 간 과정을 세밀하고 분석하고 있었다. 그들 법학의 출발점인 근대성은 어떠한 특성을 지니며, 그것은 일본 법학에 어더한 형태로 반영되어 있는지가 상당수의 법서에 나타나 있었다.

둘째, 수험법학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나라도 수험법학의 영향은 지대하지만, 일본의 법서 코너에서 마주하게 되는 절대다수의 책들이 학술서나 교과서라기보다는 수험서였다는 사실은 다소 놀라운 사실이었다. 개인적으로 판단컨대 수험법학과 학술법학은 확연히 구분되는 것으로, 수험법학서들은 대부분 보기좋고 정리가 잘되어있는 편이었다.

셋째, 법학부교재와 로스쿨 교재가 상당부분 중복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이는 당연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의 경우 로스쿨 바람이 불면서 로스쿨만의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인냥 호둘갑을 떠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물론 이는 일본의 경우 법학부와 로스쿨이 병치되고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도 이 서점의 한켠에서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의 책들이 최근 것가지 번역되어 나와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레식교수는 최근 "코드"의 개정판을 출간하였는데, 그것까지고 번역되어 있었다(한국에서는 김정오 교수님께서 번역중이시다). 이를 통해서 발빠른 그들의 자료수집과 번역의 속도를 알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식 교수 시리즈

다음 순서로 우리는 법과대학을 방문하고자 하였으나, 때마침 동경대학 본고사 기간이라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우리가 행한 곳은 황궁(코쿄)(?)이었다. 어릴적에 한번 구경한 적이 있었던 곳이었는데, 나이들어 다시 방문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어릴적 기억에는 무척이나 대단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나, 이제 다시 방문해 보니 그렇게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황궁(?)

마지막으로 우리는 동경역 근처에 있는 대형 서점에 들렀다. 서점이름은 아루젠(MARUZEN)이었다. 한국의 대형서점에 비해 그리 큰 편은 아니었지만, 다양한 책들이 촘촘히 진열되어 있었으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직원들이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매우 친절하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 곳에서 "입법학: 서론, 입법과정론"이라는 책을 구입하였다. 또 다른 입법학 책들을 문의하였으나, 직원이 관련 서류를 직접 들고나와 그 서적들이 절판되었음을 알려주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루젠

그리고서 우리는 우리 숙소로 다시 행하였다. 그리고 우리들과 함께 숙소를 사용하던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친구는 나보다 나이가 많았고, 스페이에서 지게차(?)를 운전하며, 엔지니어라고 자신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1월경에서부터 호주를 여행하다가 스페인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본에 3일동안 여행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친구 이름은 Javier라고 하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몬드라곤이 위치한 지역과 매우 근접한 곳에 살고있다고 했다.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갔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나는 오늘 구입한 책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일본에서의 입법학이라는 것은 어떠한 수준을 가지며, 어떠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가? 입법학이라고 표제를 달고 있는 이책은 앞에서 일부분만 입법이론에 대해 중요 포인트를 설명하고 있을 뿐, 상당부분의 내용이 입법과정론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또한 우리의 실정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률에 의해서 명확하게 구성된 절차, 즉 입법과정론은 쉽게 다룰수 있는 영역이라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분명 규제적 이상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입법이론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근 나의 생각이었기에 상당히 실망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일본의 입법학 경향은 새로운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계기도 되었다.

Posted by 정보꼬뮨


Trackback URL : http://infocommune.net/legisprudence/trackback/25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26 : 27 : 28 : 29 : 30 : 31 : 32 : 33 : 34 : ... 54 : Next »

블로그 이미지

이 블로그를 통하여 새로운 입법이론 및 그 방법론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 정보꼬뮨

Calendar

«   2008/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21859
Today:
14
Yesterday:
50
Statistics Graph
12명이 RSS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라이선스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정보공유라이선스 2.0 : 영리금지'에 따라 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올블로그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