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의 결과와 구도가 이제 명확히 드러났다.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안타가움이 많은 결과이지만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정치에 희망을 품고, 그러기에 낡은 정치의 진정한 청산을 갈망하는 이들이 이 땅에는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이번 총선의 의미를 정리하고자 한다.

그 수 많은 부정과 비리, 그리고 꼬리를 무는 의혹들을 뒤로한 채로 보수광풍은 지속적으로 몰아치고 있다. 부패한 보수세력과의 대결에서 진보세력이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진정 진보진영의 자각과 정당운동 방식의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선거결과를 구조적인 문제라고 치부할지 모르겠으나, 구조적인 차원을 넘어서는 다른 이유가 있음을 직시해야 하겠다. 결론적으로 허황된 정책을 가진 진보세력보다는 차라리 부패한 보수세력이 더 낫다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의 민의인 것 같다.

진보정당 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단지 레토릭의 지속적인 생산이 아닌, 좀 더 구체적인 정책연구와 국민들을 설득하고 대화하기 위한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구호의 정치가 아닌 확실한 대안의 정치가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대안은 이미 수년전, 아니 진보정당 초기서부터 제기되어 왔던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이 변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진보진영 또는 진보정당들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활동에 나서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다. 그러나 매번 그러한 활동들은 정치적인 구호 속에 묻혀버린다. 그것이 통일정책이 되었든, 노동정책이 되었든, 환경정책이 되었든, 이제 그것은 세상에 설명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단순히 구호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며, 구조적 피해자들의 간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왜 이러한 정책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러한 정책이 제공해 주는 미래는 어떠한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Posted by 정보꼬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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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List

  1. 다시 정치에게로

    Tracked from j i u n 2008/04/12 13:07 Delete

    이명박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 후부터, 원래부터 크게 관심이 없었던 '프로정치'에 급속도로 흥미를 잃었다. 뭐랄까 그 기분은. 그가 당선되던 날,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 나라를 뜨자고 했었던 것 같다. 후후. 뭐, 어려움이 닥치면 해결해야한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대충 스물스물 회피하려는 우울기질이 강한 나로서는 당연한 반응이기는 하다. 여기에 대해서 적어도 할 일은 하고 어떤 평을 하라던가하는 그런 고언들은 패쓰하겠다. 나로서는 그런 반..

  2. 4월 9일이 진보신당의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Tracked from 내 가슴에 열정이... 2008/04/12 14:24 Delete

    2.94%.. 상상이나 했을까? 0.06%의 차이로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많은 사람들이 지역구, 비례대표 포함하여 한석도 차지하지 못한 진보신당은 실패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신당을 지지했던 많은 이들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단 한명의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민노당에서 분리된지 몇 주만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는 것은 실패가 아닌 성공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 또한 이 같은 결과에 실망하고 마음 아파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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