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학의 지형

입법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제 각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이론적인 작업에 입법학이라는 이름을 붙이곤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그것은 과연 헌법학인가, 아니면 입법학인가? 굳이 헌법학적인 측면에서 규명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입법학의 이름을 붙여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입법학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기존에 입법을 논하던 헌법학적인 시각과는 다른 차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나의 생각은 너무 의미론적인 측면에만 기울어져 있는 오류일까? 이를 위해서는, 조금은 추상적이라 하더라도 입법학이 가지는 학문적 성격에서부터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한 학문적 성격으로부터 세부적인 입법학의 논의들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입법에는 헌법학적인 측면에서 준수해야 할 입법의 원칙들은 있지만, 그것은 단지 원칙으로만 여겨질 뿐 딱히 이론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이 없다. 이러한 이론의 부재라는 상황을 많이들 지적하지만, 입법학의 기반이 되는 입법이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학자들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실천적인 영역에서 아주 오랫동안 입법이라는 것이 존재해 왔고, 이를 통하여 사회가 작동해 왔다. 그런 이유로 딱히 이론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대사회에 들어 기존에 작동해 오던 입법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현상황에 있다. 아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어떠한 이론적 기준 없이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것들이 사회적인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더욱 궁극적으로는 법에 대한 논의를 학문적 자율성이라는 미명하에 전문가 및 엘리트들만의 논의로 귀결시켜버리고 만다.

입법에 관하여 논해야 할 사항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간혹 이러한 입법에 관한 학문의 영역이 블루오션이라던가, 미개척 분야로 치부되어 단지 영역싸움의 양상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있음을 직시한다. 그러나 이는 지켜야할 영역이 아니라 개방시켜야 하는 영역이다. 좀 더 많은 논의가 근원적인 부분에서, 그리고 실천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질 때, 입법이라는 것이 가지는 궁극적인 의의와 방법론은 다시금 되새기게 될 것이다.

Posted by 정보꼬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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