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주변을 둘러볼 시간도 없을 정도로 무엇인가에 미쳐서 살아온 것 같다. 그러면서 많은 것들을 잃고 많은 것들을 얻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항상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또한 그것이 나의 욕심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5월 1일을 전후하여 촛불과 관련한 많은 논란들이 인터넷 공간을 달구고 있는 듯하다. 내심 그간 여론의 눈치를 보며 말을 아껴왔던 보수 논객들도 2008년 뜨겁게 타올랐던 촛불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한우라는 사람이 글을 썼는데,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비추어 2008년 촛불의 기억이 너무나도 부그럽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사람의 글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글인 것 같다. 아무래도 이렇게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그들의 방식인 듯하다.
그는 촛불에 참가했던 사람들에 대해 허상에 매달리고 독선을 주장하고 판단력이 결여된 인간들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가장 친한 친구에게 고함을 지르고 때리고 돌을 던지는 광기어린 사람으로 촛불의 민중들을 평가한다. 그러나 아주 교묘한 것이 어느 것이 자신의 판단인지, 그리고 어느 것이 홉스의 판단인지는 베일 뒤에 숨겨두었다.
더욱이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수 백년전 홉스라는 사람이 마치 근대의 변하지 않는 진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호도하는 그 작태는 또 무엇이라는 말인가? 정말 역겨운 모습이다. 전제군주제를 이상으로 생각했던 홉스의 사상이 오늘날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라면, 이 이한우라는 사람은 지금 이명박 정부를 전제군주제라고 자인하는 것인가? 전제군주제를 옹호했던 홉스,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현재, 즉 '지금 여기'에 별다른 해석 없이 끌어들여 설명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제도권 정치에 대한 보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자들은 섣부르게 촛불을 폄하하고 싶어한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민중은 민주주의라는 가치에 대한 자각도 없으며, 그것의 진정한 의미도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 자신을 포함한 엘리트들만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혜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촛불이 1주기를 맞이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위시한 보수진영은 촛불을 이제 한갓 난동으로 평가하기 위해 여러 언론매체를 동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최근 정운천 장관 등의 언급). 그것이 자신들 정권의 권위를 추켜세우는 일이라고 묵시적인 합의를 한 것 같다. 이 반성 없는 인간들의 모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Posted by 정보꼬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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