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이 시작된지 이제 한 학기가 지났다. 많은 것들이 변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저 기존의 대학 4년의 교육과정을 3년으로 단축시켜 압축적으로 교육시킨다는 대강의 체계를 그릴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이러한 전문적인 법학교육이 좀 더 진행되다보면 많을 것들이 바뀔 수 있겠지만, 그 변화는 과연 어떠한 변화일까? 개인적으로는 법해석을 비롯한 법학분야의 기술중심적인 교육과 실천이 만연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물론 양적인 증대가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양질전화의 법칙은 너무나 필연적인 발전경로를 상정한 것으로 외부적인 조건을 도외시한 것처럼 보인다. 결국 바뀔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학문으로서의 법학은 어떠한가? 아직까지는 우리가 법을 계수했다고 하는 서구의 법사상에 너무나도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든다. 진지한 이론적 논의라고 한다면 누가 얼마나 그들의 논의를 더 잘 이해하고, 비슷한 논증을 해 나가는가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 있는 듯 보인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뚜렷한 것은 그러한 경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방이후, 한국사회에서의 고유한 이론적 관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다소간 진행되어 왔다. 큰 틀에서 보자면, 이와 같은 고유한 이론적 관점에 관한 탐색은 민족주의, 신민족주의 또는 민족적 민주주의의 형태로 발전되고 논쟁되어 왔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민족이라는 개념이 가지는 허구적 성격으로 인하여, 오늘날에는 이러한 민족주의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 들고 있는 실정인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경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가 간취할 수 있는 점은 한반도라는 지리적 경계에 공동체를 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특수성과 사회현실의 고유성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며,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사회에 고유한 이론적 문맥을 형성하는 데 일정부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78년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수립 기념식

그러나 해방 이후의 지성사에 있어, 법학이 기여했던 부분이나 또는 법학이 할 수 있었던 역할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저 서구의 근대적인 문화 속에 포함된 법 체계를 그것이 선진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답습하는 데 중점을 두어왔으며, 이는 아직까지 학문으로서의 법학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서구 원류주의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우리가 계수한 법체계의 바탕을 이루는 서구의 법사상과 원류를 아는 것은 현재 우리사회에서 작동하는 법체계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과 서구의 현실이 차이점을 가진다면, 서구로부터 계수하였던 해방 초기의 법체계는 우리의 현실과 접목되어 상당부분 변화되어 온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바로 이러한 부분을 고민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법학이 기여할 수 있는 중대한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자면, 작년서부터 대한민국의 중심적인 화두였던 촛불집회에 대하여 상당부분의 학자들은 우리 헌법질서가 상정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 질서 속에서 정당과 의회를 비롯한 대의기구들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특히 정당정치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다수의 학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그러한 대의민주주의라는 것이 한국의 현실, 즉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치의식과 다소 괴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 상황에서 서구원류주의를 따른다면 일반 국민들을 서구의 헌법사상에 맞게 계몽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한국인들이 가지는 정치의식과 법의식은 어떠한 특수성을 가지는지를 고민해 보고, 기존에 우리가 수입해온 서구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대의 또는 민주주의 질서를 헌법적인 측면에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즉 우리 법의 원류인 서구법의 사상적 기반에 대하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민의 출발은 철저하게 한국사회의 현실과 접목된 법체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 물론 아직까지 이러한 생각은 이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수준의 이야기이다. 추후 발전적인 논의들이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Posted by 정보꼬뮨

2009/08/02 13:33 2009/08/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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