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목)
오늘은 약속되어 있던 빈트겐스(Wintgens) 교수와의 만남이 있었다. 만남은 그가 현재 가르치고 있는 K.U. Brussels에서 이루어졌다. 이 대학의 시스템은 좀 복잡하게 되어 있는데, 몇 개의 대학이 통합이 되어 K.U. Brussels는 Hogeschool-Universiteit Brussels에 통합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빈트겐스 교수와 그곳의 학장을 만나서 식사를 한 후, 이번 방문기간 동안 이용할 연구실이 있는 Hogeschool-Universiteit Brussels 본부로 추후 이동하였다.
그곳의 학장은 나를 매우 환대해 주었다. 사실 나도 그렇지만, 그쪽에 있는 사람들도 한국에 대해서는 많이 모르는 눈치였다. 실제로 삼성이 어느 나라 기업인지도 모르는 형편이니까. 나는 단순한 방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식으로 임용절차를 서류상 기간을 정해 매우 형식적으로 거치는 치밀함을 그들은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빈트겐스 교수는 물론이고 그곳의 학장도 나의 연구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부족한 영어실력에 그것을 설명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빈트겐스 교수와는 점심식사를 같이 하였는데, 주로 연구주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 하였다. 나는 개괄적인 설명을 그에게 해 주고, 그가 추구하고 생각하고 있는 Legisprudence와 입법학이라는 학문 분야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것들을 물어보았다. 이곳의 상황도 한국과는 기본적인 면에서 비슷한 것으로 법이론적 측면에서 입법학에 접근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느껴졌다. 빈트겐스 교수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실무상의 입법의 논의에 그치는 입법학이 아니며, 과학(정의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다소 다르겠지만)으로서의 학문에 있어 이론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그가 현재 쓰고 있는 논문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장별로 해 주었는데, 추후 이 초고를 보여주기로 하였다. 다음에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식사 후 학장과의 만남이 있었다. 간단한 임명에 관한 행정절차를 거치고 여러 가지 대화가 오고갔다. 내가 이미 보낸 연구계획서를 읽어보았다고 하면서, 나의 연구에 관해, 그리고 한국의 상화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또한 이러한 부분에서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제안을 해 주었다. 물론 이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추후 다른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 밖에도 몇 가지 제안이 있었는데, 이러한 것들은 추후 귀국 후에 자세하게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또한 특징적인 것은 학장이 빈트겐스 교수의 연구에도 무척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구체적으로 그의 논문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들을 빈트겐스가 설명하고, 학장은 이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와 관련 내용들을 설명해 주는 분위기였다.
학장과 만난 후, 빈트겐스 교수의 승용차를 타고 대학본부가 있는 중앙역 근처에 갔다. 거기에서 빈트겐스 교수는 친히 행정적 절차를 안내 해 주었고, 여타의 관계자분들과 시설들을 소개해 주었다. 추후 이곳에서의 연구에 무척이나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도서관의 장서들이었다. 우리 대학에 있는 장서에 비하면 그리 많은 것들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법이론 및 법철학이라는 영역, 기초법 영역의 장서 수는 국내 어느 대학의 장서수도 넘어서는 것이었다. 남은 기간 동안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HUB

HUB 근처의 성 미셸 대성당
아직 시차적응이 안된 탓인지, 저녁이 되어가면서 무척이나 피곤했다. 대학본부를 다 둘러보고, 나는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로 돌아왔다. 들어오는 길에 숙소 주변에 있는 관광지를 대충 둘러보았는데, 아토미움과 미니유럽이 있는 곳이었다. 미니유럽은 추후 다시 오기위해 그것이 있는 장소만 확인을 했고, 아토미움이 있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좀 찍었다. 이 아토미움은 1958년 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해 설계한 것인데, 9개의 원자로 구성되는 철의 분자구조를 1650억 배의 크기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곳을 둘러 본 후 간단히 배를 채우고 난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거주 지역도 간단히 둘러보았다. 매번 해외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란 상당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러한 공통점이라는 것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것을 참조하여 구성되어진 것일 테지만 말이다.

아토미움
숙소로 돌아와 피곤에 지쳐 잠에 들었다가 일어났다. 분명 아직 시차적응이라는 것이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처리해야 할 일들을 하고나서 다시 잠을 청할 예정이다.
Posted by 정보꼬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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