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학의 존재 의미

우리사회의 입법의 문제는 상당히 많은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사실 특정 판단의 기준이 될만한 전통도 그다지 정립되어 있지 않으며, 그렇다고 준수하여야 할 자연법적인 질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각기 자신의 정치적 입지 및 주장에 기반하여 자신의 논리를 구성해 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

간혹 입법학에 대한 접근이 법학으로부터의 접근과 정치학 또는 사회학 등의 사실학으로서의 접근이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입법학이라는 분야가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과학적(?) 입법을 추구하는 학문을 입법학이라고 본다면, 이러한 과학적 입법을 구현하기 위한 독자적인 학문적 방법론을 입법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입법학을 그 자체로 학(學)이라 부르기 위해서는 이러한 방법론의 정립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입법학이 독자적 학문이어야할 당위성은 없다. 그러나 만일 그것을 입법학이라고 칭하기 위해서는 독자적 방법론이 필요하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입법학이아니라 입법론이다.

규범 및 가치의 학문인 법학과 사실의 학문인 사회학 또는 정치학,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입법학이라고 한다면, 이 두가지의 방법론을 조화시키는 것 그 자체가 입법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화는 단순한 더하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조화속에서 독자적인 방법론을 탄생시킨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선이 입법학을 특정분과의 학문으로 귀결시키려는 오해를 빚어낸다고 할 수 있다.

입법학의 목적과 그 소임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보면, 과연 이 입법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자주 마주한다. 아마도 입법학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연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마음이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의 근저에는 입법이라는 것에 있어 그러한 입법을 규율할만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즉 현실 속에서의 입법은 권력자의 정치적 활동과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기존의 해석 중심의 법학도 다르지 않다. 결국 종국적인 법해석은 해석권한을 지닌 권력자들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해석법학이건 입법학이건 최종 판단권한을 부여받은 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규제적 이상을 어떻게 구성해 낼 것인가의 문제이다. 과학적 입법이 추구하는 과학성이라는 것도 결국 이러한 범주 내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은 새해 아침 느닷없는 질문에 아직까지 성숙하지 못한 답변을 정리해 본 것이다.

Posted by 정보꼬뮨

2010/01/03 13:55 2010/01/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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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동(iksan) 2010/01/12 23:35 # M/D Reply Permalink

    명쾌한 설명이 머리에 쏙 들어오네요. 감사합니다.

  2. 정보꼬뮨 2010/01/17 18:31 # M/D Reply Permalink

    격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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