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변한 것이 없다. 다들 세상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용기를 가지고 나설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리고 나선다고 할지라도 세상에서 논해지는 이슈를 선점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결국 세상은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몇몇 사람들의 주장들을 통해 순항하고 있다. 누군가 말한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던 민주주의 세상이라고. 그러면서 세상은 엘리트가 이끌어 간다고 훈계한다. 소위 말하는 엘리트 민주주의.

때로는 정치권 뉴스를 보면서 내심 누군가가 더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질은 딱히 누가 옳다고 말할수도 없다. 결국 그들이 움직이는 원동력은 그들 자신의 이익추구에 지나지 않는다. 뉴스에 한번 더 나올 수록, 사람들의 입에 한번 더 회자될 수록 그들이 원하는 바는 성취되는 것이다. 물론 그들도 애초에 그런 것들만을 추구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게 세상이고, 그것이 강단에서 행해지는 이상적 민주주의의 실제 모습이다.

누군가는 국격(國格)을 말한다. 그 국격이라는 것은 결국 그것을 말하는 이와 같은 엘리트들이 인정받으며 평화롭게 살수 있는 세상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국격을 주도하는 이들은 너무 심각한 고민들은 하지 말라고 권유한다. 스스로의 건강을 해칠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단순하게 돌아가는 것, 그들의 권력욕과 욕구에 부합하게 돌아가는 세상이 가장 좋은 세상이다. 최근 들어 학생들에게 법사회학을 가르치면서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있는가 하는 생각을 수십 번 하게 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 특히 법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순항하고 있는 세상의 기본 섭리인 실정법 조문과 판례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한다. 왜 세상은 깊이 있는 사고를 멈추게만 만드는 것일까?

법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로스쿨은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변화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의 법에 대해,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해 좀 더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뺏고 있는 것은 아닌가? 수십년이 흘러 이러한 체계가 정착되었을 때, 오늘날의 과오에 대해서 무엇이라 변명할 것인가? 그래도 기존 체계를 바꾸지 않았는가라는 위로만 할 것인가? 문제는 단순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우리의 현실 속에서의 생활이 바뀌고 있는 것인가이다.

초계함이 침몰해도, 검찰이 이상한 사정의 칼날을 휘둘러도, 정부가 이상한 정책을 감행해도, 그러한 문제는 그저 나랏님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인 것이 되었다. 그들이 길을 보여준다면 그게 바로 우리들이 얻을 수 있는 정답이 되어버렸다. 장병들이 죽어가도 그 자신은 파란 지붕 밑 지하 벙커 속에서 몇마디만 하면 수긍해 버리는 세상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신기할까?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와도 그들이 호언장담 한 것처럼 시간이 흘러 잠잠해 지니 그런 세상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신기할까? 우리는 현대판 노예인가?

Posted by 정보꼬뮨

2010/03/28 17:26 2010/03/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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